첫 사업.
프랜차이즈 샌드위치 가게.
직장을 다니면서 사이드로 했던 사업이다지만,
그때 나는 너무 바빴다.
본업이 풀타임이었으니 가게에 들르 못하는 날들도 많았고,
사업 분석 같은 건 사실 엄두도 내지 못했다.
사실, 소상공인 사장님들 대부분이 그러실 거다.
1주일에 2-3번씩 물건을 주문하고, 2주에 한번씩 급여를 지급하고, 1달에 한번씩 Sales Tax를 신고하고,
카드값 정산 받고, 이런 저런 판관비 자동으로 처리되게끔 하다보면,
매월 은행에 남아있는 발란스 정도와 감으로 얼마쯤 벌고 있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POS를 통한 매출의 트렌드나, 원가 분석, 판관비 확인 및 분석 — 이런 걸 데이터로 집계해서 월별로 본 적은 없다.
바쁘다는 핑계였지만, 반쪽짜리 오너였다.
프랜차이즈라 시스템이 잡혀 있었기에 큰 변동도 없었다.
매월 비슷한 매출, 비슷한 손익. 그러니 목표도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더 잘하자”가 아니라 “떨어지지만 말자.”
벌써 10년쯤 전의 일이 다.
그 후 현재.
나는 20년째 풀타임 재무쟁이로 여러 회사를 거치며 일했다.
큼직한 프로젝트들이나 인수 합병 같은것도 해봤지만, 기본적으로는 회사의 살림을 하고
가계부를 작성하고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내 가게에서는 큰일 아닌 것 같았던 그 일들 —
사업의 성과를 결산하고, 자금을 관리하고, 세금을 내고, 손익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 —
그게 내 커리어의 큰 부분이 되고 누적이 됐다.
이 일은,
단순히 회사의 가계부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 숫자로 결정을 하고, 결정을 하게끔 만드는 일이다. 기간별 반복적이더라도 그것이 필요하다.
비즈니스는 결국 손익을 남기기 위한 것이고, 손익은 숫자를 기반으로 하고, 나는 그 숫자를 태생 전부터 만들었고, 만들고, 만들어 가는 일, 그게 내가 하는 일이다.
그래서 재무쟁이로서 나름의 보람과 자부심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
투자를 할 때도 우리는 기업 분석을 한다. 전혀 모르는 회사의 재무제표를 본다. 괜히 트렌드를 본다.
그런데 정작 내 사업을 하면서는 그 분석이 없다. 작은 사이즈던, 조금 더 큰 사이즈던,
이게 어떤 의미인지, 그때의 나처럼 꽤 많은 경영자와 사장님들이 그렇게 지내고 있을것 같다.
.
누군가는 옆에서..파트너로써 그 역할을 해주면 된다.
그게 나를 포함한 재무쟁이들의 일이고, 경영진에게 그 숫자를 꼭 보여주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움직이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