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직하기 – 다시 레쥬메를 열어보며

오랜만에 레쥬메를 다시 열어보았다.

마지막으로 손을 본 지 몇 년은 된 것 같다.

그동안 코로나도 있었고, 회사 안에서 여러 역할을 맡으며 바쁘게 지내다 보니, 굳이 레쥬메를 들여다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회사가 1년뒤에 먼 곳으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그 순간부터 머릿속 어딘가에서 작은 신호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준비를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이직을 결심한 건 단순히 출퇴근 거리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아침 등교와 방과 후 케어는 여전히 내 삶의 가장 소중한 축이다. 하루 왕복 4시간에 달하는 도로 위의 시간은 커리어에도, 가정에도 결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없음을 직시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내가 어떤 일을 해왔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경에서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다시 차분히 정리해보고 있다.

20년 동안 여러 영역을 경험하며 일해왔다. 그 경험들이 서로 다른 조각처럼 흩어져 있다고 보이지 않게, 큰 조각으로 맞추고 있다.

레쥬메를 다시 보면서 그 흐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레쥬메를 수정하는 과정은 단순히 경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흐름을 재확인하는 시간이다.

이직 준비를 하다 보면 막연한 기대와 현실적인 불안이 동시에 찾아온다.

좋은 회사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고, 리크루터와의 대화는 대부분 짧게 끝난다.

기다린다고 해서 기회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시장을 조사해 보니 생각보다 문은 좁고, 기업들의 채용 움직임은 조심스럽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더 일찍, 조금 더 의도적으로 움직여보려고 한다.

내가 어떤 회사에 맞는 사람인지, 어떤 역할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힘을 발휘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남은 커리어를 어떤 방향으로 마무리하고 싶은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생각을 정리해보는 중이다.

1년 뒤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단단해진 모습으로, 내가 원하는 곳에 서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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