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로 본 회계 실무

최근 <흑백요리사>를 보며,
회계 실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재무 회계와 관리 회계.

사전적으로는 외부 이해관계자를 위한 ‘객관적 성적표’냐,

내부 의사결정을 위한 ‘전략적 나침반’이냐로 나뉜다.

하지만 실무 현장에서 느끼는 이 둘의 차이는 훨씬 더 본질적이다.

요리를 할 줄 모르는 평론가가 맛을 보는 것과, 직접 칼을 잡아본 셰프가 맛을 보는 것은 그 디테일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을거다. 셰프는 단순히 맛의 유무를 넘어, 소금의 입자나 불의 미세한 세기까지 읽어내기 때문이다.

회계도 똑같다.

재무 회계가 한 달의 매출과 비용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기록해 ‘요리(재무제표)’를 완성하는 과정이라면, 관리 회계는 그 요리를 평가하고, 성분과 조리법을 뜯어보며 ‘내일의 레시피’를 고민하는 일에 가깝다.

요즘은 주식 채널이나 온라인에 수많은 분석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기업 회계의 기록이 생성되는 과정은 모르지만, 결과값에 대한 인싸이트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나는,

**’직접 요리해 본 셰프의 시각’**이 실무 재무쟁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 재무 회계(기록의 원리)를 모르면서 하는 관리 회계(분석)는 모래 위의 성이고,
  • 관리 회계적 관점이 없는 재무 회계는 영혼 없는 단순 타이핑에 불과하다.

<흑백요리사>에서 본 안성재나 백종원 같은 심사위원들은, 결국 본인들이 요리의 본질을 누구보다 잘 아는 ‘셰프’였기에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요리를 모르는 평론가는 결코 식재료의 조화나 숨겨진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없다.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를 가면 이 두 가지 업무는 분명히 나누어져있다. 그중 어딘가에서Specilist가 되며, 커리어를 밟아가는 과정 모두 좋다.

다만 내가 경험한봐로는 이건 확실하다.

“나는 회계, 결산 팀이니까”, “나는 경영 계획, 관리 담당이니까”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벽이다.

이런 태도로는 같은 회사에 몇 년을 몸담아도 결국 남이 차려준 숫자의 겉핥기만 하다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숫자를 만드는 법(재무)을 알아야 날카로운 분석(관리)이 가능하고,

분석할 줄 알아야 기록의 무게를 깨닫는다.

이 두 영역에 대한 근본적인 경험치와 이해도가 쌓일 때, 비로소 실무자로서의 가치는 ‘진짜’가 된다.

이 둘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 비로소 회사의 진짜 숫자가 보이기 시작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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